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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병언 놓쳤다

입력
2014.05.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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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유 독점공급 관련 해운조합 비리 포착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근거지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몰래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돼 검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이번 수사의 핵심 피의자인 유씨의 행방이 묘연해짐에 따라 자칫 수사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유씨 주변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와 탐문, 잠복 상황, 관련자 통신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최근 파악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씨가 지난 17일 금수원을 빠져나가 인근 비밀 별장에 머물다 서울의 신도 집 등에 은신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소재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검찰은 유씨가 장남 대균(44)씨와 함께 별장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19일 현장에 출동했지만 부자를 찾지 못했다. 검찰은 별장 냉장고 안 음식물과 방안 상태 등으로 볼 때 최근까지 유씨가 이곳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전국 6개 지방검찰청에서 강력부 및 특수부 수사관 20명씩을 지원 받는 등 검찰 인력을 총동원해 유씨 검거에 나섰다. 유씨는 앞서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아무 연락도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법원에서 발부 받은 유씨의 구인영장 만료일인 22일까지는 계속 유씨의 행방을 쫓을 계획이다.

유씨가 금수원 주변의 철통경계망을 뚫고 빠져나가면서 검찰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경찰까지 지원받아 대규모 인력으로 금수원 주변을 에워싸고 주변 검문검색을 강화했지만 결과적으로 유씨를 놓쳐 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장기간 유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수원 면적이 워낙 넓은데다 도주로가 광범위하고 강제적인 불심검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신도들이 내부 진입을 막는 등 애로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전날 여객선사들에 급유를 독점 공급해온 인천의 급유업체인 D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해운조합 간부들이 D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조합 소속 선사들이 D사에서 공급한 기름만 쓰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선박안전기술공단(KST) 본사 건물의 신축공사를 담당한 설계ㆍ감리업체 3, 4곳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공단 신축 건물의 설계와 감리를 부실하게 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에도 부실하게 선박 안전점검을 한 혐의로 공단 및 관련업체 6,7곳을 압수수색했다.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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