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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별장에 은신” 첩보 입수하고 급습… 간발 차로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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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별장에 은신” 첩보 입수하고 급습… 간발 차로 놓쳐

입력
2014.05.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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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대신 사전영장

금수원 탈출 첩보 불구

법률상 불심검문 불가능

검찰 책임론 불거질 듯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20일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한 가운데 이날 수사기관의 강제 진입에 대비해 모인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경기 안성시 금수원 입구에서 정부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성=뉴시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20일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한 가운데 이날 수사기관의 강제 진입에 대비해 모인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경기 안성시 금수원 입구에서 정부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성=뉴시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한 데 이어 20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신도 집에 숨은 것 같다”는 추정 외에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구속한 유씨 측근들까지 불러 행방을 물은 것으로 전해져 다급한 상황에 처한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유씨가 금수원→인근 별장→신도 집 등으로 옮겨가며 일부 흔적을 남긴 사실을 확인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검찰과 경찰력이 금수원 주변에 대거 배치됐는데도 제대로 검문검색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주 중반까지 유씨의 차명 휴대폰 위치추적 등을 통해 유씨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근거지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 안에 있다고 판단하고 금수원 강제진입을 고려했다. 금수원 주변에 4,000여명의 경찰력이 대기한 것도 이를 보여준다.

이후 검찰은 유씨가 지난 17일 토요 예배에 참석한 신도의 차를 타고 금수원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검거에 실패했다. 검찰은 당시 경찰에 금수원 인근의 검문검색 강화를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토요 예배에 맞춰 신도들이 3,000명 가량 몰린 상황이어서 경찰이 일일이 차를 세워 탑승자를 확인하는 강력한 검문검색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유씨의 신병 확보에 실패한 것은 검찰의 책임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유씨가 소환에 불응하자 강경대응을 한다며 체포영장을 받지 않고 곧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인장만 발부 받았다. 이 때문에 지명수배 되지도 않은 유씨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경찰이 불심검문을 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경찰은 교통정리 수준의 대응만 했다. 검찰은 “강제적인 불심검문이 법률상 불가능했으며, 수천 명의 신도들이 유씨 검거 활동과 내부진입을 가로막는 등 애로가 적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 나온 뒤 금수원에서 차량으로 30분 가량 떨어진 인근 별장 ‘사랑의 집’에서 머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구원파와 관련이 있는 호미영농조합이 매입한 이 곳은 원래 요양시설이었으나 별장으로 개조됐다. 현재 리모델링 중으로 금수원에서 연수원과 체력단련실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날 유씨가 이곳에 숨어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또 관리인 이모씨를 데려와 조사하려 했으나 임의동행을 거부하자 돌려보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이곳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별장의) 방 안, 냉장고, 싱크대 등을 보면 최근까지 사람이 머물렀고 유씨가 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유씨는 서울의 신도 집에 은신해 있다는 게 검찰의 추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의 주변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 접촉, 탐문, (금수원) 잠복 상황, 관련자 통신내역 확인 등의 수사상황으로 종합할 때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변기춘(42) 천해지 대표 등 구속수감중인 유씨 측근들을 불러 유씨의 소재를 묻고, 검거에 기여하면 선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유씨가 금수원 안에 있다”고 확답했던 측근들은 “금수원에 있을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안성=정준호기자 junhoj@hk.co.kr

안성=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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