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사진) 추기경이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현직 추기경의 방북은 처음이어서 최근 경색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염 추기경과 서울대 교구 신부 등 천주교 관계자 7명은 21일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찾아 공단 시설 등을 둘러보고 천주교 신자들을 만난 뒤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기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측은 “천주교 측에서 최근 염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해 와 공단 공동위원회 사무국을 통해 북측에 방북 의사를 전달했으며 지난주 승인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천주교 측은 염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이던 지난 2월 추기경에 서임된 이후 정부에 직ㆍ간접적으로 개성공단 방문 의사를 피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염 추기경은 지난해 말에도 개성공단을 찾아 미사를 집전할 계획이었으나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여파에 따른 남북관계 악화로 방북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방북에서 염 추기경이 미사를 집전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천주교 차원에서 교황의 방북을 위한 사전 답사 차원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공식석상을 통해 남북한 이산가족의 아픔과 평화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으며,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 추기경은 3월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늘 기도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건은 염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 사유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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