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로 수많은 서민 피해자를 양산했던 전일저축은행의 대주주 은인표(54)씨가 재판 중 구속이 만기돼 풀려나게 된 상황에서 재판부의 직권으로 재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위현석)는 20일 연예기획사를 우회상장하면서 연예인들의 이름을 앞세워 전일저축은행에서 거액의 부실대출을 받게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추가 기소된 은씨에 대해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재발부했다.
앞서 은씨는 300억원대 불법대출 혐의 등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돼 2012년 9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었다. 이후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강영수)는 은씨의 불법대출 혐의 심리를 마감하고, 지난해 검찰이 뒤늦게 기소한 연예기획사 비리 사건 1심 재판 결과가 나오면 사건을 병합해 선고할 예정이었다.
보통의 절차대로라면 이달 중 병합 선고가 가능했을 은씨 사건은 연예기획사 비리와 관련된 핵심 증인 신모씨의 법정 출석이 지연돼 1심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난관에 빠졌다. 1심이 지연되는 동안 저축은행 비리로 이미 발부된 은씨의 항소심 영장이 이달 말 만료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연예기획사 비리 재판과 대기 중인 항소심 재판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날 직권으로 은씨를 재구속했다. 재판부는 “은씨가 무죄를 다투는 상황에서 핵심 증인인 신씨가 아직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증거인멸까지는 아니어도 도주우려는 있다고 보인다”며 영장 재발부 사유를 밝혔다. 영장이 재발부됨에 따라 은씨는 지금처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1심 재판부는 다음달 24일 한 차례 더 기일을 가진 뒤 선고 기일을 잡을 예정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