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하던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마침내 물꼬를 텄다.
동부그룹은 21일 사모펀드 KTB 프라이빗에쿼티(PE)과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을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한다고 20일 밝혔다. 재무적투자자(FI)의 한 축으로 거론된 정책금융공사가 지난달 투자에 합류하며 힘을 실어준 지 약 한달 만에 계약이 성사된 것. 매각 대금은 총 6,700억원(부채포함) 수준이다.
동부제철 당진항만과 동부특수강 매각도 9부 능선을 넘었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26일 사모펀드를 만들어 총 2,600억원 규모인 두 회사 인수를 결의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동부그룹이 내놓은 자회사 7곳 중 3곳이 팔리게 됐고, 구조조정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밖에 동부하이텍은 기업 3~4 곳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했고, 메탈의 경우 매각을 2년 후로 미루면서 추가 자구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인수건. 매각금액만 1조원이 넘는 대형 딜이다. 동부그룹은 그 동안 두 회사의 개별 매각을 주장하며 채권단과 마찰을 빚다 결국 백기를 들고 일괄매각에 합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포스코가 동부제철 지분 20~30%를 인수하고 산은이 나머지 투자를 책임지는 공동인수 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포스코는 이달 말까지 실사를 진행할 방침인데, 아직 인수여부는 오리무중이다. 이와 관련, 권오준 회장은 지난 19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실사 결과에 따라 결정 짓겠다”고 말해 인수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최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만난 데 이어,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과 최연희 동부그룹 부회장도 만나 패키지딜 매각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금감원이 결국 동부를 압박한 것 아니겠는가"라며 "동부도 높은 가격을 고집하기는 어려운 만큼 결국은 포스코가 인수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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