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문패 바꾸는 건 일시적 미봉책일 뿐"
2012년 대선 후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가치와 국정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전날 해경 해체와 해양수산부 축소 방침을 ‘포퓰리즘 처방’,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 의원은 이날 특별성명을 내고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이라며 “대통령 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대국민담화에 대해선 “표피적인 대책뿐이었다”고 평가절하하고 “정부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고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자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또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이라며 “규제는 악(惡)이라면서 기업주의 돈 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이 담화문 발표 후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 차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된다”며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얘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은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의원의 작심 비판은 차기 대권후보 경쟁자인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지율 하락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 대표가 세월호 참사 전후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와 공천 잡음 등으로 야권 전통 지지층의 확고한 신임을 얻지 못한 반면, 문 의원은 정부를 강력 비판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3일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사진이 관심을 끌었고 15일엔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라는 글로 새누리당과 공방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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