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들이 20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모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홍명보(45) 감독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는 정몽규(51) 대한축구협회장이 주선했다. 홍 감독은 함께 자리한 김정남(71), 김호(70), 이회택(68), 차범근(61), 허정무(59), 조광래(60) 감독의 조언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호 감독은 “우리 공격수들은 볼이 차단되면 즉각 수비로 돌아서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5m 정도 앞에서 수비만 이뤄져도 수비수들이 수비 가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축구는 11명 모두가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흐름”이라며 “대표팀 선수들도 수비에 실패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지휘봉을 잡았던 김정남 감독은 “체력은 집중력과 연계된다”면서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 때 수비수들은 후반에 그냥 서 있기만 하더라. 체력이 부족해서 집중력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한국 축구에 ‘패싱 게임’을 도입한 조광래 감독은 중원 싸움을 강조했다. 그는 “미드필드 진영에서 볼 점유 시간을 오래 가져가야 한다”며 “우리가 볼을 오래 갖고 있으면 상대는 볼을 빼앗으려고 달려들 것이기 때문에 (이틈을 타)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허정무 감독은 “홍명보호가 역대 대표팀 사상 가장 강력한 미드필드진을 구축했다”라며 “공수 세트피스를 보완하고 슈팅을 가다듬는다면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선배 대표팀 감독들은 조언을 건네는 한편 홍명보호가 16강 이상의 성적을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전폭적인 믿음을 보냈다. 이들은 “현 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경험이 많은 선수들로 이뤄졌다”며 “감독의 자신감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홍명보 감독이 자신 있게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선배들의 격려에 홍명보 감독은 “선배 감독님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후배들이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며 “오늘 말씀해주신 것들을 잘 명심해서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