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맨티스트... '쉘부르의 우산' 미친 듯이 봤죠.
프랑스적 감성도 이번 영화에 녹여 송혜교 우아함에 반해 캐스팅"
액션 영화의 대가인 홍콩 감독 우위썬이 돌아온다. 중국 현대사 비극을 그린 ‘태평륜’의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칸영화제 기간에 제작발표회를 열며 건재를 과시한 그를 1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우위썬은 2010년 공동 연출한 ‘검우강호’를 선보인 뒤 4년 동안 신작을 선보이지 못했다.
우위썬 감독의 서사극 연출은 ‘적벽대전’ 시리즈 이후 두 번째다. ‘태평륜’은 특히 농밀한 사랑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1960년대의 흑백 고전영화 같은 러브 스토리를 만드는 게 내 오랜 꿈 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태평륜’의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사연을 거쳐 공산화된 중국을 떠나 대만으로 향하는데 그들이 탑승한 배가 침몰한다. 영화는 배의 침몰 전후를 둘러싼 1940년대 말의 극적인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다.
비극적인 내용인데도 우위썬은 “사랑과 희망, 더 나은 선택에 대한 영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영화의 실제 주제는 용기에 대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영화 배경이 된 시대에 전쟁과 혁명으로 중국의 많은 연인이 헤어져야 했다”며 “살아남아야 사랑하는 연인을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매우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사람은 사랑이 필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고 “나는 매우 로맨틱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웅본색’ 등으로 명성을 떨친 액션영화 대가답지 않은 언급이었다. 우위썬은 “(프랑스 영화) ‘쉘부르의 우산’을 미친 듯이 반복해 본 적이 있는데 이번 영화는 매우 중국적이면서도 프랑스적 감성도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로맨틱한 서사극으로 복귀하는 그이나 자신만의 액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영화도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손으로 하는 작업을 좋아한다”며 “3D영화나 (지나치게) 빠른 액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역사를 다룬 영화에 한국인 송혜교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그는 “우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송혜교는 상류사회 출신으로 (우리 인생의) 천국을 보여주는 역할이고, 장쯔이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지옥을 대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칸=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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