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인종차별 전력 논란으로 지명에 이름을 남길 기회를 잃었다.
미국 네바다주 지명위원회는 네바다주 북부에 있는 명승지 태호(Tahoe) 호수의 호변 가운데 한곳을 ‘새뮤얼 클레멘스 코브(Coveㆍ작은 만)’로 명명하는 안건을 부결했다고 미 CBS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새뮤얼 클레멘스는 마크 트웨인의 본명이다.
새뮤얼 클레멘스 코브가 통과되지 못한 데는 태호 호수 일대에 뿌리를 둔 아메리카 원주민인 와슈(Washoe) 부족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마크 트웨인은 작품 곳곳에 와슈 부족을 비롯한 아메리칸 원주민을 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와슈 부족 자치구역 문화전통국장 대럴 크루스는 “그는 원주민을 경멸했다”면서 “우리 부족의 땅에 이름을 남길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마크 트웨인은 태호 호수의 어원은 ‘땅 파는 부족(digger tribe)’이 가장 좋아하는 ‘메뚜기수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글을 썼다. ‘땅 파는 부족’은 땅속 뿌리 식물을 식량으로 삼는 와슈 부족을 비하하는 용어이다.
이에 대해 네바다대 역사학과 제임스 헐스 명예교수는 “마크 트웨인이 작품에서 원주민을 비하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마크 트웨인은 한때 네바다 지역 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1861년 태호 호수를 방문해 태호 호수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글을 쓰기도 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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