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뉴스 보도 및 인사권 개입 논란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이 사퇴를 거부했다. KBS 기자들은 제작거부에 들어갔으며 PD들은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길 사장은 19일 서울 KBS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은 사퇴할 시기가 아니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폭로한 청와대 개입설과 관련, 길 사장은 “예정된 (뉴스) 아이템을 ‘빼라’ ‘넣어라’ 식으로 지시하지 않았으며 사사건건 개입했다는 주장은 김 전 국장의 왜곡ㆍ과장”이라고 주장한 뒤 “청와대가 (김 전 국장을) 사퇴시키라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없다”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길 사장은 세월호 관련 해경 비판 축소 지시 의혹에 대해 “그런 것(해경 비판)은 실종자 문제를 수습한 뒤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며 “여러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런 의견이 있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길 사장은 그러면서도 “기자 직종 이기주의도 있는 것 같고 노조가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을 하기 위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좌파 노조의 방송 장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KBS 기자총회에 참석해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청와대 외압설을 부인했다.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KBS 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1시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기자협회가 제작거부에 나선 것은 부당 징계 등을 요구하며 2012년 2월 제작거부에 들어간 이후 2년여만이다. KBS 이사회 야당 측 이사 4인은 이날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이사회에 제출했다. 기자와 PD로 구성된 언론노조 KBS본부는 21~23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KBS는 이날 이세강 해설위원을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박상현 해설위원실장을 신임 보도국장을 각각 인사 발령했다. 전임 임창건 본부장은 최근 사직서를 냈으며 백운기 국장은 임명 7일만에 해설위원으로 옮기게 됐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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