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들이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우려를 표명하고 분쟁 당사국들에 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11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회담을 마무리하며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 분쟁의 모든 당사국은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고 남중국해행동강령(COC)을 조기에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아세안은 그러나 회원국 중 필리핀과 베트남이 이 분쟁과 관련해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성명에서 중국을 직접 비난하거나 언급하지는 않았다. 베그니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회담 전 낸 성명에서 “정상회담에서 자국과 중국의 영토 분쟁 문제를 제기하고 국제 중재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는 “중국이 군함과 항공기의 호위 속에 석유시추 장비를 베트남 영해로 이동시킨 뒤 베트남 선박을 손상하고 국민을 다치게 했다”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반발했다. 전날 아세안 외무장관들도 남중국해 충돌에 심각한 우려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아세안간의 문제가 아니다”며 “중국은 개별 국가가 남중국해 문제를 이용, 중국과 아세안 간의 우호 협력이란 대세를 파괴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과 베트남 선박들은 9일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해역에서 다시 충돌해 베트남 연안경비대 대원 3명이 부상했다고 베트남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충돌은 중국 선박들이 석유시추장비 설치를 저지하려던 베트남 연안경비대 초계함을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베트남 연안경비대는 “그 동안 중국 선박과 충돌로 베트남 함정 8척이 파손됐고, 그 중 1척은 5척의 선박으로부터 동시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베트남측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7일부터 항공기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베트남 연안경비대 초계함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 분쟁도서에서 불법조업 등 혐의로 체포한 중국 어민 11명을 전원 수감했다고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필리핀은 앞서 6일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하프문 섬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 350마리 가량을 실은 중국 어선을 나포했다. 어민들은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20년형의 중형을 받을 수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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