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는 교외에 있는 위항(余杭)구 중타이(中泰)향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쓰레기 소각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발에 따라 사업 유보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1일 신화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위항구 당국의 프로젝트 유보 검토는 해당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민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유혈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한 직후 나왔다. 지난 10일 발생한 시위에는 수 만명이 넘는 주민이 참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 수도 당국은 3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는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항저우시는 하루 3,200톤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1기 공정에 이어 2기 공정을 통해 하루 쓰레기 소각량을 5,600톤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런 대규모 쓰레기 소각 발전소가 건립되면 환경이 오염되고 건강을 해치며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발전소 건설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에서도 주민 1만여명이 쓰레기 소각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여 당국이 해당 사업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있는 5개의 쓰레기 소각 발전소에서 매일 유해 먼지 600톤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면서 당국에 분노를 표시했다.
광둥성 마오밍(茂名)시 정부도 지난 4월 석유화학 제품 원료가 되는 파라자일렌(PX) 공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할 수 있음을 최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당국의 PX 공장 건설 계획은 이미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수 차례 무산된 적이 있다. 저장성 닝보(寧波)에서는 2012년 12월 화학공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시위가 수일간 벌어진 끝에 건설 계획이 백지가 됐다. 또 지난해 5월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정유공장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같은 달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도 인근에 들어설 정유화학공장 반대 시위가 예정됐으나 당국의 저지로 무산됐다.
중국에선 관리들의 부패, 환경오염, 강제 철거 등에 항의하는 군중 시위가 연간 9만여 건 발생하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이 가운데 환경오염 반대 시위는 지난 1996년 이후 연평균 2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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