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락 친나왓(46ㆍ사진) 태국 총리가 7일 헌법재판소의 직권 남용 판결을 받고 총리직을 상실했다. 친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후광을 업고 태국 첫 여성 총리에 취임한지 2년 9개월 만이다. 이로써 수년간 탁신 찬반으로 나뉘어 대규모 시위가 끊이지 않았던 태국 정국은 또 한번 깊은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관련기사 15면
태국 헌법재판소는 이날 잉락 총리가 취임 직후 야권 출신 타윈 플리안스리 전 국가안보위원장을 경질한 것은 공무와 개인적 이해관계가 충돌한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헌재는 타윈 경질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장관 9명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야당의 내각 총사퇴 요구와 달리 30여 장관 전원에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새 총리직은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상무장관이 승계했다.
이날 판결은 일부 상원의원들이 지난 달 초 총리와 장관들의 인사 결정이 위헌인지 가려달라고 낸 청원을 심리한 결과다. 이에 앞서 플리안스리 전 위원장은 행정소송에서 이겨 복권이 결정됐다. 헌재는 농민을 중심으로 폭넓은 지지를 얻는 탁신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탁신 지지파들은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나면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지난 2월 치러진 총선 무효 결정으로 재선거까지 앞둔 태국 정국은 다시 적잖은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