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실종자 구조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잠수부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수색팀은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한정된 정예요원 위주로 투입하고 있어 이들의 장기간 반복 작업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8일 수색 작업에 해경 30명, 해군 22명, 민간 잠수부 24명 등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부 92명이 투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조를 위해 세월호 위에 떠 있는 바지선과 해군 구조함 등에서 대기하는 잠수부 수백 명 중 심해 잠수가 가능한 정예요원들이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수색이 수월했던 우현 객실 수색이 거의 끝나 이들 잠수부들은 해저면에 닿아 있는 좌현 객실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수심이 40m 정도로 깊고 조류 흐름이 빨라 고도의 잠수 실력과 경험을 갖춘 이들이 연속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책본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유속이 느려져 수색 작업이 집중되는 정조시간(밀물과 썰물 사이 물 흐름이 멈추기 전후 30분씩)이 하루 네 번에 불과한 데다, 시간도 들쭉날쭉해 배 위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길다. 정예요원들은 하루 2, 3회 심해 수색 작업에 동원되면서도 2, 3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해 피로도가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조류 1노트 이하일 때만 잠수 ▦수온 10도 이하일 때는 잠수 20분 이내 ▦심해 잠수 18~24시간 재투입 금지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도 지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날까지 잠수부 10명이 두통, 마비 등 잠수병 증세를 보여 감압기 치료를 받았다. 특히 한 해군 대원은 안면마비 증상을 보여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는 정조시간이 짧고 수중 상황이 워낙 위험해 검증이 된 정예요원들에게 일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10분도 버티기 힘든 물살에서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무리해 수중 구조 활동을 벌이다 보니 고통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대체 인력을 확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해경 관계자는 “바로 현장에 투입할 전문 잠수부를 수배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면서 “상황이 워낙 열악해 외국 전문 잠수부들도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대책본부는 이날 네덜란드 SMIT 등 다수의 외국 구난업체 관계자들에게 인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조류와 해상 상황 등 어려움을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대책본부가 능력을 갖춘 민간 잠수부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인력난을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24일 해경과의 마찰로 구조 현장에서 철수한 해군 특수전단(UDT) 출신 잠수부는 “사고 초기에 능력이 검증된 UDT동지회 출신 전문인력 4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해경이 구조 작업에서 배제해 결국 철수했다. 나도 민간 잠수부로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가 회원들이 철수하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민간 잠수부를 조기에 확보했다면 훨씬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도=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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