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2ㆍ한신)의 놀라운 페이스가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승환은 앞서 팀의 특급 마무리였던 후지카와 규지(34ㆍ시카고 컵스)의 기록마저 넘어서며 새로운 수호신으로 우뚝 섰다.
오승환은 지난 6일 주니치와의 원정경기에서 6-3으로 앞선 연장 12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틀어 막고 시즌 8세이브(1승)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2.08에서 1.93으로 끌어 내렸다. 총 12개의 투구수 가운데 11개가 트레이드마크 ‘돌직구’였다. 이날로 오승환은 9경기 연속 1이닝 무안타를 기록, 1경기로 치면 9이닝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셈이다.
이는 자신의 등번호 22번을 먼저 썼던 한신의 전 마무리투수 후지카와가 2009년에 세운 8.2이닝 연속 무안타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일본의 산케이스포츠는 7일 “격렬한 싸움의 열기를 끈 오승환은 차가운 얼굴로 마운드에 서 있었다”며 “투수 8명이 투입된 총력전의 마지막을 오승환이 닫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위대한 선배(후지카와)를 넘어서는 한신의 새로운 수호신”이라며 오승환을 극찬했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야수들과 앞서 나온 투수들이 끝까지 이어온 경기였기 때문에 제대로 막으려고 했다”며 “9이닝 노히트는 큰 의미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9이닝 노히트를 포함해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인 오승환은 본격적인 세이브 경쟁에 뛰어 들었다.
6일 현재 구원 부문 선두는 히로시마의 마무리 캄 미콜리오로 10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73의 무결점 투구를 자랑 중이다. 오승환이 2위로 이들을 제외하면 2점 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없다.
일본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는 9경기에서 1패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00으로 부진에 빠져 있고, 지난해 42세이브를 올렸던 요미우리의 니시무라 겐타로는 1승5세이브1패에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오승환과 미콜리오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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