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축구대표팀의 베테랑 유리 지르코프(31)는 왼발의 마법사로 불린다. 라이언 긱스(41ㆍ맨유)를 연상시킬 정도로 왼발을 자유자재로 쓰며 빠른 스피드에 이은 뛰어난 테크닉, 정확한 크로스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왼쪽 측면 수비와 날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홍명보호의 특급 경계대상이다.
거스 히딩크(68) 전 대표팀 감독은 지난 6일 스포츠전문매체 스포르트복스 러시아판과의 인터뷰에서 지르코프를 알렉산드르 코코린과 함께 러시아 최고의 선수로 꼽았다. 지르코프는 히딩크 감독이 2008년 러시아를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08) 4강으로 이끌 당시 주전 왼쪽 수비수로 맹활약 했다.
2001년 스파르타크 탐보프(러시아)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지르코프는 3시즌 동안 74경기에 나가 26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러시아 최고 명문 CSKA 모스크바로 2004년 이적했다. 2009년까지 2차례 리그 우승을 비롯해 2005년 유로파리그 전신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에 올랐다.
지르코프는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러브콜을 받아 1,800만파운드(약 310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첼시에선 같은 포지션의 애쉴리 콜(34ㆍ잉글랜드)에게 밀려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르코프는 2011년 여름 당시 러시아의 ‘큰손’으로 불렸던 안지 마하치칼라로 이적했다. 안지는 2011년 1월 러시아 석유재벌이었던 술래이만 케리모프가 구단주로 부임, 러시아 내 슈퍼스타들을 모두 사들였다. 지르코프는 2012년 안지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과 2008년 이후 재회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다시 한번 디나모 모스크바로 팀을 옮겼다.
지르코프의 왼발에서 나오는 정확한 크로스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최근 들어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파비오 카펠로(68ㆍ이탈리아) 러시아 대표팀 감독은 지르코프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사, 그를 월드컵 명단에 포함시켰다. 선발보다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조커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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