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아이스쇼를 통해 국내 팬들과도 작별 인사를 나눴다.
김연아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마지막 공연으로 은퇴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안녕, 고마워’를 뜻하는 스페인어인 ‘아디오스, 그라시아스’라는 주제의 정점을 찍는 공연답게 김연아와 관객 모두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1부마지막 순서로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의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마치고 난 뒤 기립박수 속에 손을 흔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2부에서는 각 공연에 앞서 출연자들이 김연아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가 상영돼 김연아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공연을 마친 뒤 마이크를 잡은 김연아는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라면서 “더 이상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다른 활동으로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그 동안 무척 감사했고, 여러분 모두 사랑한다”라는 말로 마음을 전했다. 관객들은 ‘연아야 고마워’라는 문구가 새겨진 종이를 일제히 들어 보여 떠나는 ‘피겨 여왕’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처음에 밝은 표정으로 “사흘 동안 은퇴 무대를 갖게 돼 즐거웠고, 많이 와주셔서 즐겁게 놀다 가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2006년부터 함께 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자신을 지도한 소회를 말하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하자 옆에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윌슨은 “안무가로서 김연아를 지도한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완벽한, 최고의 순간이었다. 은퇴 무대를 보는 심정이 씁쓸하면서도 달콤하다”며 김연아를 바라봤다. 이어 윌슨이 “저희 어머니는 곁에 두기보다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저를 키웠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제가 김연아를 대하는 감정”이라고 말하자 김연아는 또 한 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눈물을 겨우 멈춘 김연아는 “이제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우는 것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선수 생활이 길었기 때문에 돌아보니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부상도 당하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이겨냈기에 여기까지 왔다”면서 “후배들의 기량이 좋아졌고 세계 대회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으니 목표를 크게 잡길 바란다”고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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