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나설 23인의 태극 전사 명단을 발표했다.
원정 8강행을 목표로 하는 홍명보호의 공격수로는 박주영(29ㆍ왓포드), 김신욱(26ㆍ울산), 구자철(25ㆍ마인츠), 이근호(29ㆍ상주)가 예상대로 낙점을 받았다. 수비수에서는 김영권(24ㆍ광저우 헝다)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이 뽑힌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박주호(27ㆍ마인츠)가 부상으로 낙마, 윤석영(24ㆍ퀸즈파크 레인저스)이 발탁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가장 치열했던 미드필더에는 이청용(26ㆍ볼턴), 손흥민(22ㆍ레버쿠젠), 기성용(25ㆍ선덜랜드)과 함께 하대성(29ㆍ베이징), 박종우(25ㆍ광저우 부리)가 부름을 받았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려‘승선’이 유력하던 이명주(24ㆍ포항)는 끝내 홍心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홍명보의 아이들 대거 발탁
2012 런던올림픽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다. 당시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한국축구에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안겼다. 이번 명단에서도 런던올림픽 18인의 최종 엔트리 중 12명이 다시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막판 부상으로 낙마했던 홍정호와 한국영까지 포함하면 14명을 중용한 것이다. 홍 감독은 청소년 대표시절부터 발을 맞췄던 선수들을 통해 전술의 연속성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대표팀 명단에서 가장 의외로 꼽히는 점은 박주호의 탈락이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박주호의 정확한 상태는 상처부위의 10% 정도가 아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상 호전 속도가 기대보다 빠르지 않아 윤석영의 대체 발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명주가 뽑히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도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국영, 기성용, 하대성과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 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주전 경쟁 스타트
브라질행 티켓은 손에 넣었지만 주전 경쟁은 지금부터다. 대표팀은 12일부터 파주 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한 뒤 28일 튀니지를 불러들여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고 30일 최종 전지 훈련지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한다.
베스트 11의 윤곽은 지난 3월 열린 그리스전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4-2-3-1’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는 홍 감독은 최전방에 박주영을 세우고 구자철을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신욱은 후반 조커 카드나 제공권 장악이 필요할 경우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좌우 날개는 손흥민, 이청용이 맡고 중원에는 기성용과 한국영이 유력하다. 김보경(25ㆍ카디프시티)과 지동원(23ㆍ아우크스부르크)은 중앙뿐만 아니라 측면도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
포백(4-back) 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22ㆍ니가타)-김영권-홍정호-이용(28ㆍ울산)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 자원인 황석호(25ㆍ히로시마)는 오른쪽 풀백도 소화 가능한 유용한 카드다. 수문장 주전자리는 정성룡(29ㆍ수원)이 앞서가고 있지만 김승규(24ㆍ울산)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문가들 “젊어진 대표팀 긍정적이다”
대표팀 대부분이 20대 중반이란 점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23명의 평균연령은 25.9세로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때 27.5세보다 크게 낮아졌다. 수비수 곽태휘(33ㆍ알 힐랄)가 30대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젊어졌지만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지휘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젊어진 대표팀 명단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허 부회장은 “지난 대회에 비해 젊어졌지만 경험은 오히려 풍부해졌다. 국제 경쟁력은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특히 이청용, 기성용 등의 미드필더진은 역대 월드컵 멤버 중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홍 감독이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익숙한 선수들을 발탁했다”면서 “오랜 시간 함께 했다는 부분은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파주=이재상기자 alexe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