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New Jersey 주지사 Chris Christie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시장을 골탕먹이기 위해 고의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브리지게이트’가 불거지자 신속히 사과했다. 부하들의 거짓말 내용까지 소상히 밝히며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입장에서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신속하게 두 시간이나 할애하여 사과를 한 것이다.
캐나다 Toronto 시장 Rob Ford 또한 그가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되었다는 비디오가 나돌자 서둘러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했다. 재활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재선을 위한 선거 운동을 잠시 중단한다고 했다. 하지만 언론이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해 온 문제를 마지못해 인정한 것이었다. 등 떠밀려 마지못해 하는 사과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Lewinsky는 20대 인턴 시절 백악관에서 벌어진 일을 자서전을 통해 “I, myself, deeply regret what happened between me and President Clinton”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이미 잊혀진 일이 아닌가. “Let me say it again, I, myself. Deeply. Regret. What. Happened.”라고 각 단어에 마침표를 찍어가며 강조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다가온다. 사과는 내용과 더불어 시기가 중요하다.
공화당 상원의원 Bob Packwood는 1992년 성희롱 스캔들 보도를 부인하다가 나중에 “I’m apologizing for the conduct that it was alleged that I did, and I say I am sorry”라고 사과했지만 그 행위의 발단과 전개에서 자신이 한 행동 등에 대한 언급을 교묘하게 회피했다. 이런 사과를 진심 어린 사과라고 보는 이는 없다.
사과문에서 ‘조건절이 나오면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라는 분석이 있다. 상대를 공격해 놓거나 책임을 다하지 않고 “I do apologize if he’s offended by that(기분 상했다면 사과한다)” 식으로 말하면 나중에 사실 관계가 다시 논란이 된다.
공인의 사과를 두고 ‘The art of the political apology’라고 말하는 것은 사과의 요령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담는 방법과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진정성만 보이면 받아 들여지지만, 때늦은 사과나 억지 사과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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