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28일 공개한 세월호 침몰 당시 동영상은 123정에 타고 있던 목포해양경찰서 이모 순경이 휴대폰으로 직접 촬영한 것이다. 긴박한 상황에서 이 순경은 녹화를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에 나눠 해야 했다. 이 순경의 휴대폰 안에는 오전 9시 32부터 오전 10시 17분까지의 참사의 현장이 총 9분 45초간, 49개 영상 파일로 나뉘어 담겨 있다.
공개된 동영상 파일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ㆍ경 합동수사본부에도 제출됐다. 참사의 원인과 이후 승객 구조 과정 등을 조사하는데 있어 가장 빨리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에 나섰던 123경비정의 기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사본부에 제출된 파일은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현재 분석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것은 원본 파일로, 수사본부에는 휴대폰에 녹화된 것을 다운받아 이메일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경비정이 업무상 바다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 직접 제출하지 않고 이메일로 파일을 보냈다는 설명이다. 해경은 이 밖에 또 다른 경비정, 구조헬기 등에서 찍은 캠코더 녹화 파일을 수사본부에 함께 제출했지만, 123정의 휴대폰 동영상이 가장 화질이 또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수사자료 공개는 적절하지 않다”며 동영상 공개를 거부해 온 해경은 이날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해해양경찰청이 123정이 소속된 목포해양경찰서에 공개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해경의 구조 활동을 부각시켜 사고와 구조 과정에서 해경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여론 전환용 카드’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진행 중인 수사 사건의 증거자료를 재판 이전에 공개하는 것은 (수사 기관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해경은 동영상 공개에 앞서 수사본부와 사전에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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