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인도 총선(연방하원 선거) 개표 결과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인도국민당을 이끌고 차기 총리가 될 나렌드라 모디의 정부 구상과 경제정책 등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국민당이 주도하는 야당 연합인 국민민주연합(NDA)은 하원 전체545석 중 대통령이 지명하는 2석을 제외한 543석의 과반(272석)을 넘는 339석을 차지했다. 인도국민당 단독으로도 과반인 284석을 얻는 압승이었다. 단일 정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기는 30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지난 10년 간 집권한 국민회의당(INC) 주도의 통일진보연합(UPA)은 무려 175석을 잃고 59석만 얻은 참패였다.
국민당 차기 정부 인선에 착수
“인도는 승리했다. 이제 좋은 시절이 올 것이다.” 승리가 확정되자 인도국민당 총리 후보로 선거를 이끌었던 모디가 자신감에 차올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인도국민당은 단독 과반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매달리지 않고도 정국을 운영해 갈 든든한 토대를 마련했다. “모디는 인도 역사상 가장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게 됐다며 모디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인기는 어머니의 암살로 1984년 전국민적 지지 속에 총리에 오른 라지브 간디를 떠올리게 한다”(뉴욕타임스)는 평가도 나온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라지나트 싱 인도국민당 총재와 아룬 자이틀레이 상원 원내대표가 각각 국방, 재무장관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마 스와라지 하원 원내대표는 외무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니틴 카드카리 인도국민당 전 총재는 철도장관이나 무역장관, 사우라브 파텔 구자라트주 에너지 장관은 상무장관 등에 거론되고 있다. 모디가 선거 유세에서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밝혀온 터라 일부 부처가 통폐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도국민당은 17일 회의를 열어 모디를 총리로 공식 선출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투자 유치ㆍ일자리 창출 모디노믹스
모디는 전력과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과 외국인 투자유치 및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1,0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이른바 '모디노믹스'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모디노믹스는 모디가 구자라트주에서 실행해 성공을 거둔 경제개발 방식을 모델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2001년 구자라트주 총리에 취임한 모디는 도로, 항만 등 인프라 확충과 관료주의, 부패 척결 등에 앞장서며 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해외 대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모디가 총리를 세 차례나 연임한 지난 13년 동안 구자라트주의 국내총생산(GDP)은 평균 13.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인도 전체 성장률(7.8%)의 두 배다. 한때 10%에 달했던 인도의 성장률은 국민회의당 집권 동안 4.5%로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모디는 일찌감치 천연가스 수송관, 스마트 도시 건설 등 대규모 토목사업을 공언해왔다. 인도를 전세계 제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고 각종 규제를 없앤 산업특구 조성 계획도 갖고 있다. ‘신자유주의‘ 성향의 친기업 정책을 펴온 모디는 인도 공기업 민영화와 세제개혁 등도 주요 정책으로 거론하고 있다.
정치ㆍ종교적 갈등 조정이 변수
하지만 구자라트에서처럼 모디의 정책 실행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구자라트에는 모디의 정치적 라이벌은 물론 반대세력도 거의 없었다”면서 “인도 전체를 무대로 한 국가적 사업에서는 다양한 이해를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디는 2002년 구자라트주에서 힌두교도들의 공격으로 소수 이슬람교도 1,000여명이 사망한 ‘고드라 사건’을 묵인하고 심지어 동조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힌두민족주의를 이념 기반으로 하는 우파 정당인 인도국민당과 모디가 이 같은 종교적인 편협함을 원만하게 풀고 조정해 나가지 않는다면 이슬람 세력의 조직적인 반발 등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모디는 간척사업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 2007년 한국을 방문했다. 아라비아해를 끼고 있는 구자라트주의 캄바트만을 막는 64㎞ 방조제 건설을 추진하면서 새만금 방조제(33㎞)를 완공한 기술을 배우고 협력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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