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정식 승무원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장례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혀 유가족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비정규직인 아르바이트생들은 상조회에 가입이 되지 않아 장례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사고 당시 선내 아르바이트 인원 6명 가운데 2명은 사망했고, 2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나머지 2명은 구조됐다.
청해진해운은 앞서 장례를 치른 정현선(28), 박지영(22)씨 등 세월호 승무원에 대해서도 장례비 일부만 지원한다고 밝혔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전액 지원으로 입장을 바꿨었다.
이날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의 세월호 아르바이트생 방현수(20)씨 빈소에서 만난 방씨의 이종사촌 김영규(33)씨는 청해진해운의 어이없는 태도를 비난했다. 그는 “지금껏 회사의 사과 한 마디 못 들었다. 우리 애들이 아르바이트생이었다고 해도 엄연히 세월호에서 일하다가 그런 일을 당했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방씨는 세월호에서 선상 불꽃놀이 행사 진행을 하다 숨진 고 김기웅(28)씨의 이종사촌이다. 그는 친구 세 명과 함께 식당 배식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세월호에 탔다가 지난 29일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들 네 명은 초ㆍ중ㆍ고를 함께 다닌 죽마고우로 올해 2월 인천의 한 고교를 졸업했다. 송모(20), 오모(19)씨는 세월호 침몰 직전 구조돼 길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고, 방씨와 이모(19)씨는 주검이 돼 같은 병원에 안치됐다. 이들은 수학여행처럼 단체 승객이 있을 때만 부족한 일손을 거들기 위해 세월호를 탔다.
인천시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장례비를 우선 지급하고 추후 국가보상금이나 사측 보상금이 나오면 정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가인권위원회도 직권조사에 나섰다. 인권위 관계자는 “청해진해운 측 방침이 비정규직 차별이라는 진정이 접수돼 회사와 인천시를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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