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9일 오전 10시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김씨가 유씨 일가의 수백억원대 배임ㆍ횡령, 조세포탈 혐의 등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유씨가 실질적으로 청해진해운의 경영을 지배해 왔는지, 유씨의 비리가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경영부실로 이어졌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른바 유씨의 측근 7인방 중 한 명으로 2010년부터 2년 간 세모의 감사를 맡았고,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의 감사를 지냈다. 지난 주 유씨 일가의 계열사 실무진에 대한 조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검찰은 이번 주부터 핵심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본격화하며 유씨 일가를 압박할 방침이다.
검찰은 28일 유씨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의심을 받고 있는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 관련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색 대상에는 유씨의 차남 혁기(42)씨 소유인 서울 청담동 ‘키솔루션’ 사무실, 유씨 소유인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소재지로 등록된 혁기씨의 과거 대구 주거지, 서울 강남구 선릉로의 ‘모래알디자인’ 사무실, 유씨의 최측근인 고창환(67) 세모 대표의 경기 용인시 자택이 포함됐다.
검찰은 유씨의 비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회계장부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유씨 일가는 이들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수년 간 계열사 30여 곳으로부터 컨설팅비와 고문료 명목으로 200억원 가량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주 해외에 머물고 있는 유씨의 차남 혁기씨와 유씨의 두 딸,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된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등에게 29일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이들은 28일까지 국내에 입국하지 않았다.
유씨측 손병기 변호사는 이에 대해 “검찰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검찰이 지난 주에 연락이 와서 막연히 ‘이번 주까지 혁기씨 등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날짜를 29일로 특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과 연락은 했지만 정식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그렇게 이야기하면 조금 섭섭하고 이상하다. 분명히 통보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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