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방북해 북측 인사들과 접촉하고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독일 망명가 조영삼(54)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임동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고 조씨를 법정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씨는 1995년 8월15일 비전향장기수 이인모(2007년 사망)씨의 초청으로 무단 방북해 북측 인사들과 접촉하고 각종 집회에 참석해 연방제 통일 및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했다. 조씨는 방북 후 중국을 거쳐 독일로 가 망명신청을 한 뒤 귀국하지 않았다. 독일 뷔르츠부르크에 체류하던 조씨는 2012년 12월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다 국정원에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방북 당시 조씨의 김일성 동상 헌화, 금수산 기념궁전의 김일성 시신을 참배한 행위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일성 시신을 참배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했다. 이후 대법원은 검찰의 상고를 받아들여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조씨의 금수산 기념궁전 참배는 북한이 그 시설에 부여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보아 망인의 명복을 비는 단순한 의례행위로 용인될 수 있는 범주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는 하나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내세우면서 잇따른 무력 도발로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조씨의) 죄질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고, 조씨가 방북 이후 독일에서 17년간 체류하게 된 동기에는 형사처벌을 회피하려는 목적도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를 법정구속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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