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성악과의 교수 공채 자격 논란의 여파로 이 대학 음악대학 신임교수 공채가 중단됐다. 서울대는 3월 말 공고한 2014학년도 음대 신임교수 채용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음대는 당초 남성 테너와 피아노ㆍ바이올린 전공 등 5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음대 관계자는 “신임교수 채용 일정이 잠정 중단됐으며, 채용시 학력 기준을 명확히 한 뒤에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공채 과정에서 파행을 거듭한 성악과 사태 이후 음대 다른 학과에도 기존 채용 기준을 적용하기 무리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성악과는 지난해 남성 테너 교수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자격 논란이 일어 두 차례나 채용이 무산됐다. 당시 유력한 후보자였던 신모씨가 제출한 오페라 전문학교인 미국 필라델피아 AVA의 ‘아티스트 디플로마’에 대해 음대측은 학술학위의 박사에 상응하는 자격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는 “보통 박사학위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디플로마로 인정받으려면 석사학위나 그에 준하는 디플로마가 있어야 하는데, 미국 아카데미는 석사학위를 수여하지 않아 신씨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학교 본부는 결국 신씨를 채용하지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신씨 채용을 지지하는 성악과 박모 교수와 반대하는 교수들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이후 박 교수는 개인교습, 제자 성추행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직위해제와 함께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대는 총장 직속 ‘성악교육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수 임용제도에 관한 논의에 들어갔다. 특위 관계자는 “음대 학위와 경력은 일반 학위와 다른 측면이 있다”면서 “음대 교육의 특성과 교육의 본질을 고려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음대 공채는 6월쯤 특위 활동이 마무리된 후 재개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 조영철)는 제자 성추행 의혹 등으로 직위해제된 성악과 박 교수가 서울대를 상대로 낸 직위해제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박 교수는 “(피해 여학생)A씨가 악의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고 조작된 문자메시지를 제시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교수의 징계 사유는 개인교습을 받는 학생에게 성희롱적인 언사ㆍ행동 등을 하며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점”이라며 “사실로 인정될 때 파면ㆍ해임 또는 정직을 고려할 만한 중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 교수가 직위를 유지하며 학생을 가르칠 경우 적절한 직무수행이 이뤄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직위해제의 필요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