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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이전 "배 복원성에 문제"… 청해진 대표, 보고받고도 조치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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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이전 "배 복원성에 문제"… 청해진 대표, 보고받고도 조치 안해

입력
2014.05.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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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김한식(72) 대표가 사고 발생 전 “배의 복원성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검ㆍ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김 대표를 긴급 체포해 보고 받은 구체적인 내용과 경위를 집중 추궁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7시15분경 김 대표를 경기 분당시 자택에서 업무상과실치사 및 선박매몰, 선박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하고, 김 대표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세월호 운항과 관련한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사본부가 차려진 목포 해양경찰서로 압송된 김 대표는 취재진에게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과적사실과 배의 이상을 알고 있었는지, 세월호의 사고사실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보고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았다.

수사본부는 구속된 청해진해운의 상무 김모(62)씨로부터 사고 발생 이전 “세월호의 복원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으로 김 대표에게 직접 보고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세월호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2013년 3월 취항 후 241차례 중 139회에 걸쳐 과적운항을 하도록 지시 또는 묵인했다는 게 수사본부의 판단이다.

세월호가 설계 도면과 다른 구조로 불법 개조된 정황도 다수 포착돼 수사본부는 김 대표가 증톤(증축) 등의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사고 당시 세월호의 선박직 선원들이 선사와 7차례 통화하는 동안 회사가 적절한 구조명령 및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 유병언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경영과 세월호 운항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김 대표를 추궁했다.

수사본부는 또 세월호 증톤을 맡은 조선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구속된 청해진해운 해무이사 안모(60)씨의 추가 횡령과 배임혐의를 포착했다. 안씨는 세월호를 증톤하는 과정에서 폐고철을 빼돌려 판매대금 3,200만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지난 2일 구속됐다. 수사본부는 안씨가 청해진해운의 선박을 수리하며 업체로부터 받은 돈 가운데 1억2,000여만원 가량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한편 수사본부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 모여 있던 선장 등 선원 8명과 함께 탈출한 필리핀 가수 부부를 상대로 선원들의 당시 행적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들 부부는 선원들이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구조 요청을 한 뒤 승객 구조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타실에 함께 있던 조타수 조모(56)씨 역시 수사본부에서 “이등항해사가 무전기를 통해 다음 조치에 대해 묻는 다른 선원의 얘기를 들었지만, 대기하라는 지시 외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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