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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앞으로 엎어진 마애불' 똑바로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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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앞으로 엎어진 마애불' 똑바로 새운다

입력
2014.05.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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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의 기적’으로 유명한 경주 남산 열암골(열암곡) 마애불. 거꾸로 엎어져 코끝이 암반 바닥과 고작 5㎝ 떨어져 있는 이 불상이 온전하게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경주시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남산 열암골 마애불(경주시 내남면 노곡리)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구체적인 입불(立佛)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고증이 돼 있지 않고 원형복원 과정에 훼손 우려 등의 이유로 발견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키로 했던 잠정결론을 번복한 것이다. 발견 직후에는 뒤집힌 상태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순례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불교계 내부에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8, 9세기에 새겨진 것으로 보이는 마애불은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연구원이 절터를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 바위 뒤쪽에 새겨져 있어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애불은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문화재청은 대학교수와 문화재복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마애불상 보존 자문위원단 회의를 열고 마애불을 최적의 이전위치를 선정해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하고 경주시에 3억원의 관련 용역예산을 지원하기도 했다. 경주시는 관람환경 개선과 보고서 작성 및 모니터링비용 각각 1억원, 복원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비 1억원을 배정하고 조만간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최병윤 경주시 문화재정비담당은 “마애석불은 지진 등의 이유로 앞으로 엎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원래 서 있던 위치를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라며 “언제 어떻게 복원할지는 연구용역을 거쳐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복원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6m 높이의 불상이 새겨진 바위는 길이 6.2m, 너비 2.5m에 무게가 70톤이 넘는다. 남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어 크레인 반입을 위한 도로개설이 불가능하다. 유압 잭 등 특수장비를 헬기로 옮길 수밖에 없지만, 로터 바람에 수목 등이 훼손될 수 있어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난제다. 자칫 마애불을 세우려다 주변의 다른 유물ㆍ유적이 훼손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코 부위 등 6개 지점에 초정밀 계측기를 설치, 모니터링 중인데 더 이상 내려앉지는 않고 있다”며 “환경훼손 등을 두루 감안해 신중하게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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