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Ⅱ급으로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삵(Leopard Cat)’이 서울 북한산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 지구에서 무인카메라로 삵의 모습을 찍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삵은 지리산 오대산 내장산 등 주요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지만 사람이 빈번히 드나드는 북한산에서 실체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은 지난해 초 북한산 우이령에 무인카메라 7대를 설치했고, 지난달 24일 삵을 처음 촬영했다. 삵은 고양이과 야생 동물 중 몸집이 가장 작은 동물로 쥐나 새를 잡아먹고 산다. 현재 확인된 개체수는 1마리이며 도봉산 등 국립공원 외곽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의 고갯길인 우이령은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보안을 이유로 40여 년간 출입을 통제하다 2009년부터 하루 방문객을 1,000명으로 제한한 탐방예약제를 실시해 자연 생태계가 비교적 잘 보전돼 있다.
정상욱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 계장은 “2001년 자연자원조사 때만 해도 북한산 자연환경에서는 삵이 서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우이동 동쪽 샛길을 통제하고 꾸준하게 보전사업을 벌이면서 2010년 삵의 배설물을 확인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영상에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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