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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승무원 3명 '세월호 의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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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승무원 3명 '세월호 의사자'

입력
2014.05.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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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12일 '2014년도 제3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세월호 사고로 숨진 승무원 박지영, 정현선, 김기웅(왼쪽부터)씨 등 3명을 의사자로 인정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12일 '2014년도 제3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세월호 사고로 숨진 승무원 박지영, 정현선, 김기웅(왼쪽부터)씨 등 3명을 의사자로 인정했다.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당시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탈출시키다가 목숨을 잃은 승무원 고 박지영(22) 김기웅(28) 정현선(28)씨가 의사자(義死者)로 선정됐다. 선장 등 배의 운항과 승객 안전을 책임진 선박직 승무원들은 퇴선 방송조차 하지 않은 채 배를 버리고 도망갔지만, 서비스직이거나 비정규직인 이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승객 구조를 위해 살신성인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2014년도 제3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박씨 등 세월호 승무원 3명을 의사자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의사상자는 직무 이외의 행위로 위해(危害)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행위를 하다가 숨지거나 부상한 사람이다.

박씨는 사고 당시 세월호가 급격히 기울어 선내로 물이 들어오자 혼란에 빠진 학생들을 안심시키고 구명조끼를 나눠 줘 구조선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왔다. 박씨는 선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구명조끼를 찾아 학생들에게 입혀줬고, 구명조끼가 부족하자 자신이 입고 있던 조끼를 벗어 한 여학생에게 건넸다. 박씨는 이 여학생이 “언니는요?”라고 묻자 “걱정하지마. 나는 너희들 다 구조하고 나갈 거야”라고 답했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박씨는 또 배가 기울어 벽을 바닥처럼 디뎌야 하는 상황에서 열린 출입문이 승객들 대피에 장애물이 되자 출입문을 잠가 50여명의 승객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돕기도 했다.

함께 의사자로 선정된 김기웅, 정현선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김씨는 군 제대 후 대학 등록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세월호에 탑승해 불꽃놀이 이벤트를 진행했고, 정씨는 선내 매장 매니저였다. 이들은 배가 침몰할 당시 학생들의 구조를 도운 뒤 마지막으로 선내에 남아 있는 승객들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끝내 나오지 못하고 희생됐다.

의사자로 인정되면 유족들에게 일정액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또 유족에게는 의료급여 혜택을 주고, 이들이 취업할 때 정부에서 기업에 의사자의 사회적 기여 부분을 고려해 달라는 공문도 보낸다. 유족이 지방자치단체에 의사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요청할 경우 복지부 장관은 국가보훈처장에게 국립묘지 안장을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가 숨진 민간잠수사 이광욱씨의 의사자 인정 여부는 다음 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난해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 때 친구를 구하고 숨진 공주사대부고 학생 이준형(17)군 등 3명도 이날 의사자로 인정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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