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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도착 때 45도… 내부 승객 구조할 시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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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도착 때 45도… 내부 승객 구조할 시간 있었다

입력
2014.05.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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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침몰 당시 세월호가 시간대별로 얼마나 기울었는지 분석한 결과가 11일 나왔다.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해경이 마음만 먹었다면 선체로 진입해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게 검ㆍ경 합동수사본부의 진단이다.

수사본부는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가 사고 직후부터 완전 침몰 때까지 시간대별 세월호의 기울기 분석 결과를 통보해 왔다고 이날 밝혔다. DFC는 더불어 당시 승객들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상당 부분 복원해 함께 전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첫 승객 구조에 나섰던 해경 경비정 123정이 현장에 도착했던 오전 9시 30분, 세월호는 좌현 쪽으로 45도 기울어진 상태였다. 당시 배 안에 있던 단원고 학생 중 한 명은 “해경이 도착했대”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17분이 지난 9시 47분 세월호는 62도까지 기울었다. 선장 등 선박직 승무원들이 배에서 탈출한 시점으로 이 때만 해도 승객들 역시 구조나 탈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수사본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선원들이 승객 구호를 포기하고, 해경 역시 선내 진입을 통한 구조를 하지 않아 승객들은 배 안에서 전화와 카톡 메시지로 구조 요청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시쯤 한 학생은 “위쪽에서 떨어진 캐비닛에 옆 반 애들이 깔렸어 어떡해. 나는 무릎에 멍이 들었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수사본부는 10시 17분쯤에는 배가 108.1도까지 기울어져 외부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탈출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다리래, 기다리라는 방송 뒤엔 다른 안내 방송은 안 나와요”라는 메시지가 10시 15분 보내졌고, 2분 뒤 “배가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배가 또 기울고 있어”라는 마지막 메시지가 세월호 밖으로 전송됐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마지막 메시지 전송자는 물이 바로 아래까지 차오른 4층 어디선가 벽에 기대 이 문자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경의 초기 구조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해경은 오전 9시 30분 첫 도착 후 10시 21분까지 구조 활동을 했지만 대부분 스스로 배 밖으로 나온 사람들만 구조했다. 적어도 마지막 메시지가 전송됐던 10시 17분까지, 47분 동안은 배 안에 있던 승객도 구조가 가능했던 것으로 수사본부는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세월호에 설치된 구명벌(구명뗏목)과 슈트(비상탈출용 미끄럼틀) 등 구명장비의 안전점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한국해양안전설비 차장 양모(37)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양씨는 지난 2월 안전점검에서 실제 점검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세월호 내 구명장비에 대한 17개 점검 항목을 모두 ‘양호’로 평가하고, 한국선급에 이를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월호에는 25인승 구명벌이 46개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고 당시 해경에 의해 바다로 떨어진 2개 중 1개만 작동이 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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