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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구동 첫 대량생산…車기술 흐름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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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구동 첫 대량생산…車기술 흐름바꿔

입력
2014.05.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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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의 트락숑 아방. 한국일보 사진DB
시트로엥의 트락숑 아방. 한국일보 사진DB

요즘 나오는 승용차는 보통 차체 앞쪽에 있는 엔진으로 앞 바퀴를 굴린다. 이른바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방식이다. 물론 후륜구동(뒷바퀴 굴림) 방식도 있지만, 전륜구동 방식은 다른 방식보다 실내 공간을 넓게 만들 수 있어 실용적이고, 뒷바퀴보다 접지력이 좋은 앞바퀴를 돌림으로써 빗길이나 눈길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어 누구나 운전하기 쉽다. 전륜구동 방식이 대중적인 성격의 승용차에 널리 퍼진 것은 이런 장점들 덕택이다. 여러 자동차 회사가 이 방식을 적극 쓰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후반이다. 그 후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자동차 구동방식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자동차 역사에서도 매우 뜻 깊은 기술 중 하나인 셈이다.

이처럼 중요한 개념의 장점을 널리 알린 자동차 회사는 시트로엥이다. 1934년에 선보인 트락숑 아방(Traction Avant)은 시트로엥이 처음으로 만든 전륜구동 자동차였다. 이전에도 전륜구동 기술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실험적인 성격의 차나 소량 생산한 차에만 쓰였을 뿐이다. 그러나 시트로엥은 이 차를 다양한 모델로 대량 생산함으로써 전륜구동을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트락숑 아방은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시트로엥을 위기에 몰아넣은 차이기도 했다. 창업자 앙드레 시트로엥의 욕심 때문이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뒤늦게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탁월한 광고와 홍보 아이디어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순식간에 시트로엥을 프랑스 1위 자동차 회사로 키운 그는 시장 우위를 이어 나가려는 야심이 있었다. 그래서 1930년대 초반에 최첨단 공장 건설과 트락숑 아방 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었다. 새 공장 건설에는 3개월, 트락숑 아방 개발에는 18개월이 걸렸는데, 이는 지금 기준으로도 매우 짧은 기간이다. 달리 말하면 돈으로 시간을 산 것이나 다름 없었다.

투자가 지나쳐 이익이 곤두박질하자 회사는 자금난에 빠졌고, 부도를 막으려는 프랑스 정부의 요청에 따라 최대 채권자인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시트로엥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앙드레 시트로엥은 자신의 야심작이 꽃을 피우는 것을 보지 못하고 1935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트락숑 아방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1957년까지 76만대 이상 팔리면서 탁월함을 입증했다.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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