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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성 상실 사고 이미 2차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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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성 상실 사고 이미 2차례 있었다

입력
2014.05.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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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 실수, 불법 증축, 평형수 부족과 과적, 부실한 화물 고박.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한 모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런 문제로 이미 두 차례 사고가 있었는데도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ㆍ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2012년 세월호를 수입해 전남 영암의 C조선소에서 증축해 무게가 239톤 늘었고 최대적재 화물량은 1,450톤 줄었다. 또 선수 우현의 차량 진입로를 철거해 좌현이 우현보다 30톤 무거워 좌우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로 국내 운항을 시작했다.

이런 세월호에 사고 당시 화물이 복원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1,077톤)보다 2배나 많은 2,142톤이 적재됐다. 화물을 더 싣느라 균형을 잡는데 필요한 평형수는 규정보다 1,340톤(연료 청수 포함)이나 덜 넣었다. 이를 눈가림하기 위해 1등 항해사 강모(43)씨는 지난달 15일 인천항 출항 전 선수의 밸러스트 탱크에 평형수를 채워 무거운 선미를 억지로 띄웠다. 과적 여부를 판단하는 만재흘수선이 수면 위로 드러나도록 조작한 것이다.

화물 고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컨테이너 고정역할을 하는 콘은 규격이 맞지 않았고, 잠금장치인 버클ㆍ트위스트락ㆍ라싱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거나 아예 없었다. 승무원들은 고박 방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조류가 빠른 맹골수도를 통과할 때 조타의무가 있는 선장은 조타실을 비웠다. 원래 선장은 사고 해역에서 5도 이상 키를 돌리지 말도록 지시했지만 실력이 부족한 조타수는 조류의 영향으로 변침(항로변경)이 잘 되지 않자 15도 이상 키를 돌렸다. 조타를 지휘해야 할 항해사는 레이더만 보고 있었다. 복원력을 갖춘 선박들은 최대 35도까지 버틸 수 있지만 세월호는 무리한 변침에 휘청대다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부실하게 고박된 화물들은 좌현으로 쏠렸고, 턱없이 부족한 평형수는 균형을 잡아주지 못했다.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 전 5개월간 복원성 상실로 인해 이미 2차례 사고가 발생한 사실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29일 제주 화도 부근 해상에서 파도의 영향에 원래 무거운 좌현으로 기울어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렸다. 올 1월 20일 제주항에서는 선체가 부두에서 떨어지지 않아 출항을 하지 못했다. 참사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2번의 기회였지만 청해진해운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세월호는 지난달 16일 3번째 사고로 침몰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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