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참사 발생 한 달을 앞두고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의 조문객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한때 앞다퉈 분향소를 설치했던 지방자치단체들도 조문객의 발길이 뜸하다는 이유로 분향소 철거에 나섰다.
정부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지 보름째인 13일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5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합동분향소 누적 조문객은 32만2,131명으로 지난달 23~28일 운영된 임시 합동분향소 조문객 18만385명까지 합하면 50만2,516명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문객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전날인 12일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4,746명으로 합동분향소 설치 이후 가장 적었다. 13일에도 오후 4시까지 2,529명이 조문하는데 그쳤다. 평일에도 1만~2만명 이상 조문객들이 꾸준히 방문했고, 궂은 날씨로 조문객수가 적었을 때도 7,000명을 밑돈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띌 정도의 감소세다. 주말에는 3만~5만명의 조문객이 합동분향소를 찾았지만, 지난 주말 10,11일에는 각각 1만9,000여명, 1만3,000여명에 그쳤다.
전국 각 시ㆍ도마다 분향소가 설치돼 조문객이 분산된 이유도 있겠지만 참사 이후 1개월 가까이 지나면서 국민의 ‘추모 피로도’가 쌓여 차츰 조문 행렬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31개 시ㆍ군 38곳에 마련된 분향소는 이날 33곳으로 5곳 줄었다. 구리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장자호수공원에서 운영하던 분향소를 11일 철거했다. 조문객이 크게 줄어든 데다 운영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오산시도 지난달 28일부터 시청광장에 마련했던 분향소를 11일 만에 폐쇄했고, 의왕시 역시 같은날 분향소 운영을 종료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양평군지회가 양평시장 입구에 마련한 분향소도 2일 운영을 끝냈고, 연천희망네트워크가 지난달 29일부터 전곡읍 영도사거리에서 운영하던 분향소도 지난 5일 철거했다.
유가족 대책위 관계자는 “촛불 문화제 등을 통해서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외친 것이 엊그젠데 학생과 교사 21명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다음달 월드컵 축구가 열리면 국민들 머리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산=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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