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이동통신사 KT의 광고를 패러디해 국가정보원을 비판하는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탤런트 금보라(51·본명 손미자)씨와 한진희(55)씨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해 수천만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장준현)는 금씨와 한씨가 “KT의 ‘리얼리?’ 광고를 패러디 한 국정원 비판 홍보물을 일방적으로 제작해 초상권을 침해 당했다”며 통진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통진당은 금씨와 한씨에게 각각 1,2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통진당은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9월 금씨와 한씨의 사진을 사용해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 리얼리?!’, ‘조작이 2배2배2배!’ 등의 문구가 새겨진 홍보물과 배너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표현은 당시 금씨와 한씨가 KT 광고에서 사용한 ‘내 데이터는 2배’, ‘리얼리?’ 등의 문구를 패러디 한 것이다.
재판부는 “광고 표현의 유행으로 금씨 등의 사진이 널리 퍼진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의 증거조작·정치개입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사진과 삽화를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사회 일반의 상식과 통념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홍보물의 내용과 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감안할 때 금씨 등의 대중적 인기와 이미지에 부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초상권 침해로 인한 금씨와 한씨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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