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 아이는 어휘력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독서가 도움이 된다고 해서 책을 읽히고는 있는데, 어휘력이 부족하니 책 읽는 것을 지겨워합니다. 내년이면 4학년이 돼 학습할 양도 점점 많아질 텐데 걱정입니다.
A: 어휘력이 부족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크게 3가지를 꼽자면 언어 지능보다 논리 수학 지능을 비롯한 다른 지능이 더 발달되어 있는 경우, 가정에서 대화가 부족한 경우, 책을 많이 읽지 않거나 읽더라도 생각하지 않고 내용 파악 정도만 하는 경우입니다. 그 중 대화와 독서 부족은 가정에서의 작은 노력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자녀만의 어휘 사전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처럼 말도 잘하고 똑똑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은 잘 할지 몰라도 깊이는 없습니다. 대중 매체를 통해 특정 영역의 가벼운 어휘 정도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어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좋은 책을 정독하는 습관을 길러줍니다. 깊이 있는 책읽기의 시작은 모르는 어휘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먼저 ‘홍길동 어휘 사전’ 같이 자녀의 이름을 붙인 바인더를 만들고, 일반 사전과 동일하게 ㄱ~ㅎ 꼬리표를 붙여 자녀만의 어휘 사전 틀을 만들어 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어휘가 나올 때마다 밑줄을 긋게 하고, 국어사전을 찾아 뜻을 이해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해당 단어와 뜻, 예문(읽은 책에서 보았던 문장)을 아이 스스로 바인더에 정리하게 합니다. 이때 출처와 날짜도 함께 적게 하면 좋습니다. 한자어는 꼭 한자도 함께 표기하고 음과 뜻을 정확히 이해하게 합니다. 사전에 정리했던 어휘지만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다른 책을 읽을 때 또 밑줄을 긋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과거에 정리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하고 같은 방법으로 예문, 출처, 날짜를 적게 합니다. 반복해서 정리하고 학습하면서 자녀는 보다 정확하게 어휘를 이해하게 됩니다. ‘나만의 사전’이 점점 두꺼워질수록 아이는 스스로 어휘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끼고 자부심도 갖게 됩니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이 달의 도서로 정해 온 가족이 함께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만 사회자 역할을 하지 말고 온 가족이 번갈아 가며 사회자로서 토론을 이끌어갑니다. 토론에 앞서 함께 이야기 나눌 내용(책의 작가, 주제, 소재, 등장인물, 줄거리, 인상 깊었던 내용 등)의 틀을 정합니다. 그리고 흥미를 더하기 위해 사회자가 이벤트 한 가지를 준비해 오게 합니다. 게임, 그리기, 공연, 여행, 요리, 작가와의 만남 등 책과 관련된 활동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의사결정권을 주면 부모가 상상하지 못한 창의적인 독서 활동 이벤트를 준비해 옵니다. 독서토론은 자녀의 어휘력 향상뿐만 아니라 가족 간에 소통의 기회도 넓혀주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실천에 옮기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최문영 비상교육 맘앤톡(www.momntalk.com)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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