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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집회 '무더기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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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집회 '무더기 연행'

입력
2014.05.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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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범국민 촛불행동'에는 세월호 관련 집회 중 최대 규모인 3만여명(경찰추산 1만1,0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범국민 촛불행동'에는 세월호 관련 집회 중 최대 규모인 3만여명(경찰추산 1만1,0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촛불 집회 후 "청와대로 가자"며 행진하던 일부 참석자들은 계동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연합뉴스>
촛불 집회 후 "청와대로 가자"며 행진하던 일부 참석자들은 계동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연합뉴스>

17일 3만명 가두행진

"해산하려던 중이었는데

외국인-고교생 까지 잡더라"

지나친 진압에 비판

경찰이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 추모집회 참가자 100여명을 무더기 연행해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신고된 행진로에서 즉흥적으로 벗어난 참가자들을 무차별 연행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연행된 사람들 중엔 고등학생, 외국인, 인터넷매체 취재기자 등도 포함됐다.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 주최로 17일 열린 추모집회 참가자 3만여명(경찰추산 1만1,000명)은 서울 청계광장 집회에 이어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로 행진했다. 오후 9시쯤 행렬이 종로3가를 지날 때 “청와대로 가자”는 외침이 나오자 일부 참가자들이 당초 신고된 경로를 800여m 벗어나 계동 현대사옥 앞 도로까지 행진했다.

이들을 막아선 경찰은 오후 9시20분쯤부터 세 차례 해산명령 후 도로불법점거 혐의로 115명(남성 86, 여성 29)을 연행, 송파서 용산서 도봉서 등 서울시내 경찰서 유치장 14곳으로 호송했다.

강서서 유치장에 입감된 남구현(58)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종로서 경비과장이 ‘모두 잡아라’라고 방송하자 차도에 있던 사람들을 인도로 몰아넣고 한 명씩 연행했다”면서 “인도에 있었던 사람이든, 차도에 있던 사람이든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미신고 집회에 대해서는 상당한 시간 자진해산을 요청한 뒤 3회 이상 자진해산 명령에 불응할 경우 강제해산 시킬 수 있다. 박규성 용산서 생활안전과장은 “3회 해산명령에도 여전히 차도를 점거한 사람들을 인도로 밀어 올려 연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호 종로서 경비과장도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18일 강동서에서 연행자를 접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종보 변호사는 “해산해 귀가하려던 시위대에게 4분 만에 세 차례 해산명령을 내리고 바로 연행했다”며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고 반박했다. 관악서 유치장에 입감된 일본인 H(42)씨도 본보 기자에게 “해산명령이 떨어지자 사람들 모두 해산하는 분위기였다. 도로를 점거하던 시민들이 인도로 물러나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인도에 있던 나를 검거했다”고 말했다.

당시 격앙된 분위기에서 즉흥적으로 경로를 이탈한 비조직적 참가자들에 대해 경찰이 지나치게 강경 대응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장을 취재하던 인터넷 매체 기자 오모(43)씨, 고등학생도 마포서에 연행됐다가 풀려났다. 허모(43ㆍ자영업)씨 부부는 함께 연행돼 각각 마포서와 강서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H씨는 “호송차 안에서 경찰이 디지털 카메라로 연행자들을 촬영하려고 해, 불법이라고 따지자 카메라를 내려 놓았다”고 주장해 경찰의 불법 행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경찰은 신병처리 방법을 검토한 뒤 이날 오후 일부 연행자들을 귀가시켰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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