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남자.’
2014 프로야구의 트렌드다. 외국인 타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토종 타자들의 마음 가짐도 달라졌다. 용병들은 삼진을 각오하면서 풀스윙을 한다. 홈런 선두(14개) 박병호(28ㆍ넥센)는 “수준급 용병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했다. 타점 1위(40개) 김현수(26ㆍ두산)도 “그들처럼 강하게 공을 때리려 한다. 투수에게 위압감을 주는 타자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NC 나성범(25)도 강한 남자를 꿈꾼다. 팀 동료 테임즈(NC)를 유심히 관찰하며 많은 걸 배우고 있다. 테임즈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뛸 수 있는 기량에도 한국 행을 택했다. 몸쪽 꽉 찬 공을 기술적으로 때릴 줄 알고 수비, 주루 능력까지 뛰어나다. 나성범은 테임즈와 같은 왼손 타자다. 미 애리조나 캠프 때부터 힘을 싣는 노하우, 훈련 방식, 긍정적인 성격까지 보고 배웠다.
프로 2년 차 나성범이 한 단계 성장했다. 올 시즌 삼진이 가장 많은 타자(45개)이지만, 이와 반대로 엄청난 위압감을 주는 타자가 됐다. 나성범은 1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출전, 결승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다. 최근 5경기에서 4차례나 멀티 히트(2안타 이상)를 기록하는 쾌조의 타격감. NC가 9-4 이겼다.
결정적인 홈런은 4회 나왔다. 0-0으로 맞선 가운데 선두 타자로 나선 나성범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노경은(두산)의 5구째 높은 커브(118㎞)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120m)을 넘겼다. 11호 홈런. 팀 내 홈런과 타점(35개), 타율(0.356) 부문 1위다운 호쾌한 스윙이었다. 또 올해부터 오른 발을 덜 들어올리는 타격 폼으로 변화구 대처 능력까지 향상된 나성범은 결승타도 5개로 늘리며 이 부문 리그 전체 공동 2위로 도약했다.
나성범은 경기 후 “(삼진은 많지만 강하게 내 스윙만 하자는 등)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경기에 임하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 팀이 연패를 끊어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선두 삼성은 광주에서 KIA를 8-2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7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시즌 3승(3패)째를 거뒀다. 타선에서는 채태인이 4회초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렸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SK를 5-2로 물리쳤다.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김태균이 승리에 앞장 섰다. 롯데는 부산 홈 경기에서 최준석의 3점포, 황재균의 만루포에 힘입어 넥센을 11-6으로 꺾었다.
잠실=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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