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민원 줄이기’에 너도나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민원발생평가에서 최하위등급을 받은 금융기관에 대해 영업점 입구에 ‘빨간 딱지’를 붙이도록 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기 때문. 특히 보험업계의 경우 지난해 금융사 민원 중 절반이 넘는 만큼 압박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민원과의 전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화생명.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6월부터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상품 민원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상품개발에서 보험금 지급까지 각 단계별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가 고객 불만 발생 가능성을 상품 출시 전에 미리 점검해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는 제도다. 권한과 책임이 있는 차장급 이상 관리자가 협의체에 참여해 상품개발, 신계약 심사(언더라이팅), 민원, 소비자보호, 보험금 지급 등 전 과정을 살펴보도록 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6월 출시 예정인 보장성 보험에 이 제로를 처음 적용한 뒤, 이후 전 보험상품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8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강화TF팀을 통해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과제를 선정한 데 이어, 올 1월 구체적 실행을 위해 소비자보호팀을 신설한 바 있다.
민원발생평가에서 5등급을 받아 ‘빨간 딱지’를 붙이게 된 ING생명은 고객 대응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콜센터를 통한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민원전담부서를 통해 다시 민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고객 보호 도우미 제도’를 도입한 것. 미래에셋생명은 고객 편의를 위해 인터넷을 통해 의료증명서를 발급하고 제출할 수 있는 ‘간편보험금 청구서비스’를 지난달 도입했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1월부터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금융 소비자 보호 등의 교육을 전담하는 ‘서비스 아카데미’ 운영에 들어갔고, 삼성생명은 ‘사망보험금 긴급지원 서비스’ 등의 고객 서비스를 추가로 도입했다. 김현철 한화생명 고객지원실장은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보험업의 특성 상 고객 민원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향후 보업업계의 판도를 뒤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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