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금주 교수와 조윤선 장관의 대담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활동 영역은 각기 다르지만 같은 여성인데다 486세대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세대갈등 토론은 청년, 노인, 여성, 가족문제로 물 흐르듯 이어졌다. 토론 내내 “거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릅니다”라는 반박은 한번도 나오지 않았고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곽 교수의 지적에 대해서도 조 장관은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는 동의로 화답했다.
두 전문가는 먼저 같은 486세대로서 2030세대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곽 교수는 “우리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교수님께 야외수업하자고 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거의 보기 어려운 풍경”이라며 “요즘 대학생들은 연애와 사랑에 대한 관심도 거의 없고 오로지 취업과 진로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조 장관은 “우리 때는 졸업하고 나서 취직하는 건 맘먹기였다”고 거들었다.
청년실업 문제는 자연스럽게 여성으로 집중됐다. 여성가족부를 책임지고 있는 조 장관이 특히 양성평등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조 장관은 “20대 여성의 대학 취학률은 남성과 별 차이가 없이 비등하지만 30대에선 육아문제로 고용률이 급격히 덜어져 남성과 35% 이상 차이가 나고 40~50대에선 이 차이가 회복이 안 된다”며 “육아 부담이 없는 남성에게만 유리한 조건을 주고 있는 기업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곽 교수도 “요즘은 취업과 결혼, 출산 가운데 한 가지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해서 ‘3포세대’라고들 한다”면서 “나는 일만하겠다는 생각도 문제지만 언니나 선배들의 상황을 보고 지레 겁을 먹는 젊은이들을 무조건 설득하려 들기만 하는 것도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두 전문가는 세대갈등의 실천적 해법도 다양하게 제시했다. 조 장관은 “외국의 경우 주민센터에서 자녀나 노부모, 자신의 노후 문제를 언제든지 상담해 주고 있다”며 생애 전 주기를 걸쳐 가족문제를 컨설팅해 주는 기관으로 주민센터를 제시했다. 곽 교수는 세대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가족 단위의 놀이활동이나 음악회 등 문화생활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말씀하신 대로 2세대를 넘어 3세대가 같이 오면 전폭적인 지원할인을 해 주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편을 들었다.
두 전문가는 세월호로 인해 상처 받은 가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조 장관은 “가족들이 잘 치유하고 극복해갈 수 있도록 안산에 마련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가족들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가구별로 맞춤형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챙겨가고 있으며 가족 전체가 잘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비극이 한 가족 전체로 퍼진다는 건 너무나 비극”이라며 “정부가 장기적 계획을 세워 2차 피해가 없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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