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회인의 책무를 일깨워주며, 성인에 대한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해 지정된 ‘성년의 날’이다. 지난해 7월 민법 개정으로 성년 기준 나이가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변경돼 이번 성년의 날엔 1994년 7월1일생부터 1995년생 전체가 성년 축하를 받게 됐다. 정부는 73년에 4월20일을 성년의 날로 정했다가 75년엔 가정의 달인 5월로 옮기자는 의견에 따라 5월6일로 변경했으며, 84년부터는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성년을 기념하는 역사는 깊다. 삼한시대 마한에서 소년들이 성인이 되는 시기에 군사훈련을 받을 집을 직접 짓게 했다는 내용과 신라시대 중국의 제도를 본받아 성년에게 관복을 입혔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문헌상 확실히 나타난 것은 고려 광종 16년인 965년으로 세자 유에게 성인 평상복인 원복(元服)을 입히는 성년례를 했다는 기록이 기원이 되고 있다. 이후 성년을 기념하는 풍습은 각 가정에서도 이어져 오다 조선말기 개화사조 등에 의해 사라졌다.
▦ 외국의 성년 연령은 제각각이다. 미국은 주(州)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8세로 정하고 있다. 중국도 18세이며, 독일과 프랑스는 21세, 네덜란드는 23세다. 그러나 일본처럼 만 20세를 성년 기준으로 삼는 나라가 대다수다. 미국은 5월 셋째 주 일요일을 ‘시민의 날’로 정해 투표권을 새로 갖는 성년을 축하한다. 일본은 1월 두 번째 월요일이 성인식의 날이다. 대개 학원가에서 성인식을 주관하는데, 참석자들은 기모노 등 전통의상을 착용한다.
▦ 우리도 성년의 날에는 지자체 등 각급 단체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성균관에서는 전통적인 성년례를 거행한다. 대학동아리 등 학원가에서도 1학년 새내기를 위한 성년 축하 행사를 갖는 게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매년 이날이면 과음 등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지금은 세월호 사건의 수습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19세 청년들의 음주 사고 소식이 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게 성인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다.
염영남 논설위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