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불참한다. 대신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당초 이미 사의를 표명했고 세월호 사고 수습으로 정 총리도 참석이 힘들 것으로 전망됐으나, 호남지역 홀대 논란을 의식해 막판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5ㆍ18 기념식에는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 불참하기로 한 것은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운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념식이 열리는 광주와 세월호 사고 장소인 진도가 그리 멀지 떨어져 있지 않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광주까지 내려간다면 어쩔 수 없이 진도를 또 다시 방문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ㆍ18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매년 대통령이나 총리가 기념식에 참석해 애도 의사를 표시했다. 뒤늦게 정 총리가 참석키로 했지만 일각에서는 “사표를 낸 총리를 정부 대표로 보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5ㆍ18 폄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보훈처가 5ㆍ18 상징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거부하고, 행사에서 모두가 함께 부르는 제창이 아닌 공연 형식의 합창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5ㆍ18 관련 단체들은 기념식 불참을 공식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에만 5ㆍ18 기념식에 참석하고 이후에는 총리를 대신 보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올해부터 기념식에 가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3년째인 2000년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참석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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