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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중계전쟁, 예능 리허설로 막오르다

입력
2014.05.1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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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아나운서, 해설위원 자사 예능프로출연 캐릭터 구축

"친밀함 통해 시청자들 잡아라" 치열한 경쟁구도 벌써 열기

2월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김성주 아나운서가 MBC 스포츠 중계에 기여한 효과는 실로 컸다.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가 스포츠 중계에서 타 방송사와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성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성주

그래서일까.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아직 30일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지상파 3사의 예능 프로들이 벌써부터 자사의 월드컵 중계를 지원하고 있다. 14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는 ‘아빠 브라질 가’를 부제로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 그리고 서형욱 해설위원을 출연시켰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이들이 ‘라디오스타’에 나온 이유는 명백하다. MBC의 월드컵 중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날 방송에서 축구 선후배인 안정환과 송종국은 묘한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송종국이 의도적으로 안정환을 공격하는 멘트를 날리면 안정환이 당황한 듯하면서도 묵직한 반격을 하는 식이었다. 중간에 낀 김성주는 두 사람을 중재하기보다 오히려 대립을 부추기며 반응을 즐겼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안정환, 송종국, 김성주는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구축했다. 무뚝뚝하지만 꾸미지 않는 직선적인 스타일의 안정환,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스타일의 송종국, 그리고 둘 사이에서 절묘한 재미를 뽑아내는 김성주.

세 사람은 이미 ‘아빠 어디가’에서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안정환은 아들 리환이를 남자답게 키우고픈 욕구를 드러냈다. 송종국은 안정환과 달리 딸 지아가 원하는 것은 뭐든 해주려 하며 ‘딸 바보’의 모습을 보였다. 두 아들 민국이, 민율이의 아빠인 김성주는 중계를 생활화하는(?) 천상 캐스터의 모습을 ‘아빠 어디가’에서 보여주었다. 이런 일상적인 면모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MBC 중계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배성재 아나운서.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배성재 아나운서.

타방송사 역시 예능 프로를 활용해 월드컵 중계진의 이미지 구축에 돌입했다. SBS는 ‘정글의 법칙’ 브라질 편을 기획하고 배성재 아나운서를 ‘병만족’에 합류시켰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배성재 아나운서를 집으로 초대, 저녁을 제공하는 것으로 프로의 도입부를 채운 것은 이례적이지만 월드컵 중계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정글에서 왜 직원 월급 받는 자신이 이런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투덜거리면서도 귀여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KBS 조우종 아나운서.
KBS 조우종 아나운서.

KBS는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도 그랬듯 ‘우리동네 예체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아이템을 브라질 월드컵에 맞춰 축구로 정했고 새 단원에 조우종 아나운서와 이영표 해설위원을 투입했다. 두 사람이 다른 사람과 부딪치며 축구를 하도록 한 것인데 이는 실전적인 경험이 스포츠 중계에 도움이 될 것이고 또 이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을 깔고 있다. 소치 동계 올림픽 때 그랬던 것처럼 ‘우리동네 예체능’ 팀이 브라질 중계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동네 예체능’ 단원인 조우종과 이영표의 중계에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예능의 친근한 면모 그 자체가 월드컵 경기의 훌륭한 중계를 담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친근한 인물이 전해주는 중계의 묘미는 더 생생할 수 있다. 정확하고 적절한 중계는 이제 기본이다. 그 위에 어떤 재미를 부가할 것인가. 이것이 스포츠 중계 전쟁의 새로운 화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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