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5일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잇따라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선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이날 후보 등록 후 상반된 전략으로 초반전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서 “새로운 서울은 사람과 생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울,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서울이어야 한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사람이 중심이고, 사람이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화두로 떠오른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또 출마선언 직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와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을 연이어 방문하며 ‘안전행보’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않겠다며 정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반면 정 후보는 박 후보의 안보 정체성 문제와 서울시의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저돌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정 후보는 스승의 날을 맞아 자신의 모교인 중앙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시장이 시작한 역사 관련 연구소가 우리나라 좌편향 교과서의 본류라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가) 국가보안법 폐지 같은 주장을 계속 하는데 조금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정 후보의 거듭된 공세는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지지율 회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에서는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가 후보 등록 첫날부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송 후보는 유 후보의 ‘박심’을 겨냥, “대통령에게 빌려온 힘은 잘해야 5년일 뿐 절대 지속가능 하지 않다”고 깎아 내렸고, 유 후보는 “송 시장이 취임 2년 만에 100명 가까운 낙하산 인사로 인천 시정을 어지럽혔다”고 공격했다.
경기도에선 이날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한 새누리당 남경필,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는 이날 탐색전 양상을 보였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남 후보는 국회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결코 싸우거나 헐뜯는 구태선거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의원직을 사퇴한 김 후보는 “집권여당 후보로서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해야 정상이 아니냐”며 남 후보의 여야공동 책임론을 걸고 넘어졌다.
여야 지도부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다른 선거 초반 전략을 쓰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정부ㆍ여당에 대한비판적 여론을 감안해 조용한 선거를 치른다는 방침인 데 반해 새정치연합은 주부와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거라는 말을 차마 입에 올리기 대단히 죄스럽다”며 “낮은 자세로 국민께 사과하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 민병두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앵그리 맘(분노한 엄마)’과 ‘앵그리 하이틴(분노한 10대)’의 마음이 중요하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분노한 유권자를 투표소로 유도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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