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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ㆍ홍대 "서울 5번가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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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ㆍ홍대 "서울 5번가는 여기!"

입력
2014.05.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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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뉴발란스 플래그십스토어 외관 /2014-05-15(한국일보)
홍대 뉴발란스 플래그십스토어 외관 /2014-05-15(한국일보)
명동 에뛰드하우스 플래그십스토어 외관 /2014-05-15(한국일보)
명동 에뛰드하우스 플래그십스토어 외관 /2014-05-15(한국일보)

서울 명동 한 복판에는 핑크색으로 지어진 '궁전'이 있다.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의 매장이다.

입구부터 내부 계단까지 모든 인테리어를 궁전 같이 꾸몄다. 상품을 판매하는 1층을 지나 2층으로 가면 반짝이는 왕관과 가면을 써보며 공주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내 안의 공주를 찾자’는 브랜드의 컨셉트를 극대화해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사은품으로 주어지는 핑크색 동전으로 머리 끈, 화장솜 등을 뽑을 수 있는 자판기, ‘감쪽같은 코 성형 메이크업’과 같은 화장법을 적어놓은 포스트잍으로 나만의 미용 노트를 만들 수 있는 곳도 있다.

이름하여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 브랜드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해내는 대형 단독매장이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브랜드가 갖고 있는 문화와 가치를 체험할 수 있게 꾸며 놓는다. 회사입장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는 일종의 '전략매장'인 셈이다.

에뛰드하우스와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가 지금 서울 명동과 홍대 일대로 집결하고 있다. 명동 거리와 홍대 앞 주요 도로를 걷다 보면 숱한 대형단독매장들이 눈에 띄는데,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몰린다는 건 그 거리가 곧 패션의 메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명동과 홍대엔 미묘한 차이가 있다. 화장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주로 명동에, 옷과 가방 브랜드는 홍대에 둥지를 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화장품 업체들은 명동을 플래그십 타운으로 선택했고, 젊은 층과 패션피플을 겨냥한 의류ㆍ잡화 브랜드들은 홍대에 주목했다. 명동과 홍대는 유동인구가 많은 대표적인 곳들이라 브랜드를 알리는 데 안성맞춤이다.

2011년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가 명동에 들어설 때 홍대에는 남성복브랜드 '커스텀멜로우'가 매장을 열었다. 2012년 '프리메라'(화장품)와 'CJ올리브영'(화장품 및 건강관리제품 매장)이 명동에 자리 잡았을 때 홍대에는 '바이크리페어샵'(패션), '스타일난다'(패션) 등이 생겨났다. '마몽드'(화장품), 'MCM'(패션), '맥'(화장품) 등 지난해와 올해 들어서도 명동과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잇달아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미국의 스포츠브랜드로 스티브 잡스의 신발로 유명한 '뉴발란스'가 홍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다.

패션업계에선 플래그십 스토어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브랜드 홍수 속에서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줘야 차별화를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체험형 매장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또 웬만한 상권에는 이미 매장이 다 들어가 있어 추가 오픈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독특한 체험이 제공되고 있다. 예컨대 화장품 브랜드인 프리메라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가면 구입한 제품 뚜껑에 원하는 이미지와 문구를 넣어 '나만의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 패션브랜드인 MCM 매장에서는 나만의 여행 가방, 보석상자 등을 제작할 수 있는데, 주문 책자를 통해 어떤 가죽을 쓸 지, 어떤 디자인으로 제작할 지를 스스로 정하게 된다.

체험공간, 휴식시설, 갤러리 등을 설치해 매장에 오래 머물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하거나 브랜드를 알아가게끔 하기도 한다. 마몽드는 플래그십 스토어에 해당 제품을 사용해 앉아서 화장을 고치거나 해볼 수 있는 ‘파우더룸’를 마련했고, 뉴발란스는 상품 판매 공간 한 켠에 음료자판기와 여러 개의 테이블을 놓아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제품경쟁도 치열하지만 플래그십 스토어에 제공되는 체험과 서비스의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면서 "명동과 홍대 상권 안에서도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성공한 브랜드가 결국 업계를 주도하게 된다"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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