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감독원의 민원발생평가에서 최하위 등급(5등급)을 받은 은행과 보험사, 신용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 17개사의 전국 3,000여 지점 입구에 붉은색 ‘불량’ 딱지가 붙었다. 이들 금융회사의 홈페이지에도 등급표시가 이뤄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달 발표한 전국 85개 금융회사에 대한 민원발생평가 결과가 이번 주 금융사 홈페이지와 영업점에 게시됐다. 등급은 1등급(우수) 14개사, 2등급(양호) 22개사, 3등급(보통) 22개사, 4등급(미흡) 10개사, 5등급(불량) 17개사 등 5단계로 이뤄졌다.
이번 등급 표시는 금감원이 작년 금융회사별 민원건수를 공개하는 ‘네임 앤 쉐임(Name & Shame)’ 제도에 따른 것.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금융사는 스스로 불량등급을 받았음을 표시해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 한다.
지난달 민원발생 결과를 바탕으로 금감원은 최근 금융사들에 공문을 보내 민원평가 등급 공지 방식을 지도했다. 영업점에는 입구에 A4 용지 크기에 빨간색으로 ‘2013년도 금감원 민원발생평가 결과 5등급(불량)’을 폰트 55로 인쇄해 3개월간 붙이라는 것. 5등급을 받은 금융회사는 국민은행, 농협은행, 한국SC은행, 롯데카드, 신한카드, 알리안츠생명, 에이스생명, 우리아비비생명, ING생명, PCA생명, 롯데손해보험, ACE화재, AIG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동부증권, 동양증권, 친애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등이다.
영업점이 많은 국민은행(1,130곳), 농협은행(1,187곳), SC은행(326곳), 롯데손보(100여곳), 동양증권(88곳) 등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일부 금융사는 홈페이지에 등급결과를 배치하지 않거나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작게 표시했다가 금감원의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라는 것”이라며 “민원이 많이 발생한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이런 식의 공개망신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민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보호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재발방지 차원에서 확실하게 원칙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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