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과 광주시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기싸움이 예사롭지 않다. 단일화가 선거 판세를 뒤흔들 변수인 만큼 후보들이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3시간 만에 번복되는 해프닝을 벌였다. 당초 양측은 13일 ‘끝장토론’ 후 단일화 협상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 후보가 오 후보의 정체성과 개혁성을 타진해 보기 위한 자리로 마련한 것이었다.
김 후보는 토론회 직후 단일화 전제조건으로 부산시 개혁 과제에 대한 공동목표 마련과 실천 약속을 제시했고, 이에 오 후보 측은 “시민들이 후보단일화를 너무 오래 기다려왔기 때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단일화 방식을 포함한 제반 문제를 오늘 밤이라도 한꺼번에 일괄 타결할 것을 제안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오 후보 측 반응에 대해 “오 후보가 개혁과제에 대한 합의와 실천 약속도 없이 일괄타결만 주장하고 있다”며 단일화 추진을 철회했다. 사실상 여론조사에서 앞선 오 후보가 양보를 요구하는 과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오 후보 측은 “부산 개혁 과제에 대해 시간이 촉박하니 일괄 타결을 이야기 한 것인데 오해가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후보는 14일 오후 시민단체 중재로 김 후보 선거캠프를 전격 방문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광주에서는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반발한 무소속 강운태 이용섭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관심이 모으고 있다. 두 후보는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늦어도 28일까지 단일화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새정치연합 안철수 김한길 두 사람의 밀실야합으로 공천된 낙하산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리겠다”면서 “어느 쪽이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강운태 이용섭 후보의 지지율이 엇비슷한데다 둘 다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것이어서 최종 단일화에 이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양측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앞서 민주당(새정치연합 전신) 광주 시장 경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인 바 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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