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지성’으로 지목 받은 김보경(25ㆍ카디프시티)이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다. 14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2011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할 때 자신의 후계자로 김보경을 꼽았다.
김보경은 이날 영국에서 귀국해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들어오면서 “박지성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은퇴 소식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박지성의 후계자로 거론되면서 얻게 된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보경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은퇴 소식을 전해 듣자 바로 박지성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 덕담을 나눴다. 이들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함께 출전했고, 당시 김보경은 박지성의 백업이었다.
어엿한 주전급 대표팀 멤버로 성장한 김보경은 “브라질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됐을 때 마음 자세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며 “오늘 훈련장에 오려고 정장을 입을 때도 다른 자세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4년 전 월드컵에서는 이렇다 할 경험이 없었지만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하는 입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보경은 공격형 미드필더, 좌우 날개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의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 상무), 손흥민(레버쿠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볼턴) 등이 포지션 경쟁자다.
김보경은 “월드컵에 나가려면 선수로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경쟁”이라며 “내 자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팀에도 도움이 되니 경쟁을 기쁘게 받아들이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컨디션이 좋다는 김보경은 조별리그 상대국들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선수 개개인이 뛰어난 벨기에, 팀으로서 강한 러시아, 정보는 별로 없지만 까다로울 것으로 보이는 알제리 등 모두 경계 대상”이라며 “아직 30일이 남았으니 그 기간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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