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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거야, 내 새끼" 엄마의 흐느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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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거야, 내 새끼" 엄마의 흐느낌만…

입력
2014.05.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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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 거야, 내 새끼….”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을 앞둔 1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팽목항 선착장. 새까만 바다 속에서 돌아오지 않는 자식 때문에 항구를 떠나지 못하는 한 실종자 어머니가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 않고 방파제 주위를 서성였다. 그녀는 하얗게 부르튼 입술로 언제 돌아올지 모를 아이를 찾고 또 찾았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흐느낌이 항구 방파제를 때리는 빗소리, 실종자 귀환을 비는 한 스님의 목탁소리와 함께 어지러이 뒤섞여 흘렀다.

한때 290명에 달했던 실종자의 가족들과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이던 팽목항은 시신을 찾아 떠난 가족들이 늘면서 스산함마저 흘렀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쏟아진 굵은 빗줄기 탓에 수색작업이 불투명하다는 소식까지 들리면서 팽목항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는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고 “(수색을) 할 수 있으면 하겠다는 무책임한 말만 하지 말라”며 “어떻게든 우리 아이들을 꺼내오라”고 해경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침울했던 팽목항은 오후 1시30분쯤 실종자들의 시신 5구가 수습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시 술렁였다. 이미 학생들의 장례를 치른 안산 단원고 2학년 7반 학부모 20여명이 남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팽목항을 다시 찾은 직후였다. 한 실종자 어머니는 “어제 밤 실종자 가족들 30여명이 방파제에서 바다를 향해 ‘제발 돌아오라’고 목 놓아 불렀는데, 바닷속의 아이들이 그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번엔 돌아왔을 거야.” 실종자 가족들은 단원고 유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대책본부 관계자에게 수습된 시신의 신원을 묻고 또 물었다. 기다리던 가족이 아님을 확인한 사람들 사이에선 이전보다 더 큰 적막이 흘렀다.

세월호 참사 후 한 달. 팽목항을 찾은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부디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처음으로 팽목항을 찾았다는 자원봉사자 최영순(57ㆍ여)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원봉사자가 점점 줄어든다는 얘길 전해 듣고 찾아왔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팽목항을 떠나면서 일거리가 적어져 그렇긴 하겠지만, 그저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남은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김모(64ㆍ여)씨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에겐 ‘이대로 잊혀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장 큰 두려움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세월호 승객들의 대피를 돕다가 사망, 의사자로 인정된 승무원 고 박지영씨의 이모부 김정길(63)씨는 “아이 엄마가 아직 지영이를 놓지 못하고 있다. 사망신고도 미루고 있다”며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지영이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오래도록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팽목항 가족대책회의소 옆에는 ‘조금 있으면 월드컵이 열린다. 그러면 국민들 관심이 그리로 쏠릴 것이다. 이 비극적인 사고가 세인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것이다’는 내용의 피켓이 덩그러니 놓였다.

진도=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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