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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사과·보상, 좋은 선례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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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사과·보상, 좋은 선례 되도록

입력
2014.05.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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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어제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문제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또 안전ㆍ보건 관리 현황에 대한 진단을 실시해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다짐했다. 7년간이나 끌어 온 이번 사태가 회사 측의 전향적 태도로 해결점을 찾은 건 바람직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9일 피해 가족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의 공식 사과 및 제3의 중재기관을 통한 보상안 마련을 제안한 데 대한 화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2007년 반도체 라인에서 일했던 23세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불거졌다. 이를 계기로 설립된 반올림이 유사 피해사례를 모아 집단산업재해를 신청했다. 하지만 회사측이 발병과 공장 작업환경의 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 그 동안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법원이 부분적으로 산재를 인정해 삼성전자 측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이제 남은 건 제3 중재기관을 통한 공정한 보상이다. 삼성전자는 객관적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을 정하면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인 만큼, 피해 가족과 반올림, 심 의원 측이 중재기구 구성에 의견을 제시하는 게 순서다. 반올림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는 180여명이며, 이 중 70명이 사망했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정한 보상 기준 마련이 중요하다.

모든 기업은 경영자의 노력 만이 아니라 근로자의 땀과 헌신의 결정체다. 근로자의 보건과 안전 관리가 기업의 중요한 책무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성과가 뛰어난 기업이라도 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는 초일류 기업에 걸맞게 이번 사태를 근로자의 안전과 인권을 우선시 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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