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상열차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자기부상열차는 자석의 힘으로 차체를 레일에서 띄워 달리는 열차로, 기존 열차처럼 바퀴와 레일간의 마찰이 없어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다.
현대로템은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한국기계연구원 도시철도차량시험인증센터의 52개 항목 시험에서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 성능인증서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향후 2개월 동안 시운전을 거쳐 오는 7월 중순부터 인천국제공항역-용유역 6.1㎞에서 본격 영업운전을 개시한다.
이 열차는 국내 최초의 자기부상열차이자, 도심형(중저속) 자기부상열차 중에서는 일본 나고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 된 열차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각국이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며 “100% 국산기술로 개발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성능시험을 통과한 자기부상 열차는 2량 1편성으로 기관사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1편성당 승차인원은 200명이며 모두 4편성이 운행하게 된다. 한국기계연구원 관계자는 “자기부상열차가 국내 최초여서 모든 시험과정과 결과가 처음이었다”며 “이 때문에 기존 유인운전방식에서 완전 무인화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능시험에 어려움이 따랐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최종적으로 성능을 인증 받았다”고 말했다.
자기부상열차가 일반 열차에 비해 차량가격은 10% 가량 비싸고 에너지 소비는 20% 정도 많지만, 종합적으론 경제성이 더 크다는 평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레일, 바퀴, 기어, 베어링 등 마모 회전체가 없어 전체 운영비의 80%를 차지하는 유지 보수비와 인건비가 80% 이상 줄어든다”며 “건설비와 운영비를 더하면 일반도시철도(지하철)의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진동과 소음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빌딩 사이 등 도심을 지나는 모노레일, 경전철이 여러 곳에서 운용되고 있지만 진동과 소음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 만큼 도심 대중교통수단으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열차가 레일을 감싸고 주행하기 때문에 탈선 위험도 낮고 등판 능력도 기존 열차보다 2배 가량 좋아 도심의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며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물론 러시아 상트페테레부르크 등 세계 주요도시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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